시험관 시술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그에 따른 문제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히스토리101] 체외수정 편을 정리하였습니다.
인도 펀자브에 사는 달진더 카우리가 첫아이를 낳았습니다. 무려 46년 동안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한 결과입니다. 달진더 카우리는 70세가 넘는 나이에 출산을 해서 세계에서 제일 나이가 많은 출산 기록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아버지도 신의 축복 덕에 아이가 태어난 것 같다며 기뻐했습니다.
이 작은 기적은 의료 기술의 발달 덕에 가능했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은 기술입니다. 바로 IVF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체외수정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험관 시술이죠. 시험관 시술로 인간의 난자를 체외에서 수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나이가 많은 엄마뿐만 아니라 다른 이유로 임신이 어려운 여성도 엄마가 될 수 있게 해줍니다. 현재 미국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중에 2%가 넘는 84,000명의 아기가 시험관시술로 태어납니다. 덴마크에서 정부에서 비용을 지원해 주어 시험관시술로 태어나는 아기가 10% 정도로 세계에서 제일 높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1978년 이래로 총 800만 명의 아기가 시험관 시술을 통해 태어났습니다.
이는 규모가 큰 사업이 되었습니다.
2021년에 전 세계 시험관시술 시장의 가치는 약 13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험관시술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확률은 평균적으로 35%가 조금 넘습니다. 최근에는 시험관시술이 그 어느 때보다 인기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전 세계적으로 그다지 규제받지 않다 보니 비양심적인 의료인에게 환자들이 그대로 노출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부모가 되고 싶은 수백만 명의 꿈을 시험관시술을 통해 현실로 이루어 주기도 하지만 그에 대해 치르는 대가도 만만치 않습니다.
시험관시술의 대가는 무엇일까요?
시험관시술이 등장했으나 아직은 흔하지 않습니다. 1981년까지 전 세계의 시험관 아기는 고작 15명밖에 안 됐습니다. 확산이 더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비용입니다. 인생을 바꾸는 이 시술은 돈 있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영국에서 최초로 시험관시술을 성공한 의사들은 세계최초의 시험관시술 전문 클리닉인 '본 홀'을 열었고 1980년대에 영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본 홀'에서는 시험관 시술 시도 1회에 대략 3천 파운드를 받았습니다. 우리 돈으로는 약 7백만 원이 넘는 금액입니다. 이는 당시 영국인의 평균 연봉에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었습니다. 임신을 100% 보장하지 못하지만 '본 홀'에는 사람들이 몰려들게 되고 성공 사례도 많아지게 됩니다. 1980년대 중반까지 시험관 아기 500명이 '본 홀'에서 태어나게 되었는데 단 2년 만에 그 수가 2배 늘어 1,000명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시험관시술의 10%만이 성공적으로 출산까지 이어졌습니다. 과학자와 의사들은 기술을 발전시켜 이식할 것보다 더 많은 배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더 만들어진 배아를 보관하기 위해 여러 실험을 한 결과 배아를 액체 질소에 보관하게 되면 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냉동 배아 아기는 1984년 호주에서 태어납니다.
현재는 여분의 배아를 보관할 수 있고 난자가 건강하지 않은 여성에게 기증도 할 수 있게 되어 여성들이 나중에라도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시험관시술을 점점 상승세를 타게 되고 전 세계적으로 1990년도까지 시험관 아기가 총 95,000명이나 태어납니다. 그러나 이 성장하는 산업은 법적 규제를 거의 받지 않아 의사가 선을 넘는 진료를 하더라도 법으로 조치를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1992년 미국에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오릅니다.
세실 제이컵슨은 배아 이식에 실패했을 때 임신에 성공했다고 일부 여성을 속이기 위해 호르몬 치료제를 이용했습니다. 이 환자들이 다른 의사를 찾아갔을 때 비로소 그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해자들은 아기가 유산되었다고 알고 있었지만 사실은 호르몬 조작을 통해서 속이게 된 것이었고 임신 조차 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또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제이컵 슨 은 본인의 정액을 몰래 시험관시술에 사용한 것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DNA 테스트 결과 그의 환자들이 낳은 아이 중 최소 15명이 의사인 제이컵슨의 DNA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 밝혀지게 됩니다. 그는 피해자를 도우려고 그랬다고 주장하였으나 판사는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그는 5년 징역형과 벌금 10만 달러만 선고받았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그와 비슷한 사건들이 캐나다, 네덜란드,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신고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서도 시험관시술 환자는 지속 늘어나게 되어 2000년도에는 총 100만 명의 시험관 시술 아기들이 태어났습니다. 시험관시술 관련 인기가 지속 높아지자 비용도 같이 오르게 됩니다. 2000년도의 미국에서 시험관 시술 1회 비용이 거의 1만 달러(약 1천300만 원)까지 오르게 되었으며 성공률은 5회 정도를 시도해야 한 번 임신에 성공할 정도였습니다.
임신 확률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환자들은 기꺼이 모든 것을 걸게 됩니다.
비용이 얼마라도 여의치 않게 되는 것입니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한 번에 여러 배아를 이식하게 됩니다. 환자들이 비용 상승에 부담감을 느끼기 시작하자 2000년대 초반에는 시험관 시술 아기의 50% 이상이 쌍둥이나 세 쌍둥이로 태어납니다. 미국에서 12개의 배아를 주입해 8명의 아기들이 한 번에 태어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법적으로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단지 권고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현재에도 의사들은 혹은 환자들이 비용 상승에 부담을 느끼고 요청한다면 국가에서 권고하는 배아 2개 보다 더 많은 배아를 규제 없이 이식할 수 있습니다. 2015년 미국에서는 시험관 시술 한 주기당 약 12,000달럴를 내야 하는데 병원이나 클리닉에서는 이윤을 더 남기려고 값비싼 추가 옵션을 권하기도 합니다. 2016년 영국에서는 시험관시술에 27가지 부가 옵션이 있으나 그중 26개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방법입니다. 미국에는 불임클리닉이 480여 군데 넘게 있는데 대부분 규제를 거의 받지 않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시험관시술을 하는 절반 가까운 나라가 자발적 지침만 권고하거나 그 조차도 없다고 합니다.
현재도 아기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가정에서는 시험관시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 전 세계 시험관 아기가 총 800만 명까지 증가합니다. 미국에서 매년 태어나는 아기보다 2배 더 많은 숫자입니다. 그러나 2020년에는 코로나이슈로 인해 시험관시술 상승세가 급정지하게 됩니다. 수많은 국가가 그 당시 시험관시술을 비필수 치료로 규정하고 비용을 지원받지 못하게 되자 많은 클리닉들이 문을 닫게 됩니다. 미국에서만 코로나유행 첫 달에만 대략 3만 번의 시술이 중지되거나 취소된 것으로 파악되고 전 세계적으로도 잠재적 예비 부모들이 똑같은 심적 고통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고 2100년 시점에는 시험관시술로 태어난 아기가 총 4억 명이 될 것으로 추산합니다. 이제 많은 나라에서 시험관시술이 보편화되면서 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산업을 규제해 달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습니다.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2019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는 의사가 본인의 정자를 몰래 사용하는 행위를 미국 최초로 금지하였습니다. 2021년 영국에서는 비효율적인 시험관시술 옵션을 영업하는 불임클리닉을 더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고 영국 규제 기관들이 요청하게 됩니다. 인도는 안전하고 윤리적인 시험관 시술을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킵니다. 그리고 프랑스는 법이 개정되어 미혼여성과 레즈비언 커플이 비로소 불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성공률이 10%대였던 초기보다 40여년이 흐른 지금은 35세 이하의 미국 여성이 시도한 시험관 시술 주기의 50% 가까이 성공률을 보였습니다. 시험관시술은 우리가 사는 사회를 완전히 다르게 바꿔 놓았습니다. 그때도 지금이고 부모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많은 사람들에게 주고 있습니다. 단, 이들이 경제적인 대가와 정신적인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었다면 말입니다.
다음은 우리나라에서의 시험관시술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금까지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